2016년이 밝았다. 올해로 다시 개발자가 되었다. 2010년 8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를 한 이후로 2년반만에 개발자라는 타이틀을 되찾은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나는 산업공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1년 간은 제조업 회사에서 일을 했다. 졸업 후 진로를 선택할 때 개발자가 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뛰어난 프로그래머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산업공학 전공자로서 제조업에서 일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과 나는 좋은 프로그래머가 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전 회사에서도 IT 관련 부서에서 일을 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무는 외주업체 개발자를 관리하는 것이었고,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내가 직접 코드를 작성할 때는 내 노력여하에 따라 결과의 퀄리티나 업무 일정이 결정될 수 있었는데, 개발자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되니 중간 전달자 노릇만 하게 되고 뭔가 답답한 느낌만 들었다. 그러다보니 예전에 직접 코드를 짜던 시절이 생각나기 시작한 것이다.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했던 기억이 아름다운 추억처럼 포장되어 머리 속에 떠올랐다. 배우는 즐거움이 있었고, 해결 못할 것 같은 과제를 해낼 때의 짜릿함이 있었다. 물론 프로그래밍 문법 하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버그를 만든 적도 있었고, 팀장한테 탈탈 털려서 밤새 한숨도 못잔 적도 있었다. 하지만 평생 외주 개발자 관리하는 일이나 하는 것보다 내가 만든 버그로 혼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게도 올해는 좋은 기회를 얻어 개발자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내가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을거란 확신은 없다. 그래도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업이니 마음을 단단히 먹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목표를 세워보았다.(목표를 달성하려면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ㅎㅎ)

  1. 한 달에 한 권 이상 기술 서적 읽기.
  2. 한 달에 한 권 이상 교양 서적 읽기.
  3. 한 달에 한 번 이상 블로그에 글 쓰기.
  4. 이틀에 한 번 30분 이상 운동하기.

목표를 적는 순간부터 부담이 되지만 잘 지키기만 한다면 괜찮은 2016년을 보낼 것 같다. 좋은 개발자로 한 걸음 내딛는 올해가 되길…
Happy New Year!